1992년부터 1994년까지의 카멜트로피는 단순한 오프로드 경주를 넘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글로벌 협력이라는 탐험의 본질을 본격적으로 담아낸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의 대회는 각각 가이아나, 사바나(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서로 다른 대륙과 기후 속에서 개최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오프로드 기술뿐만 아니라 생존 능력, 팀워크, 문화적 감수성을 종합적으로 시험받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992년부터 1994년까지의 대회 코스와 특징, 참가자의 경험, 차량 성능의 진화 등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1992년 가이아나 대회 – 아마존으로의 첫 진출
1992년 카멜트로피는 남미 대륙 북쪽에 위치한 가이아나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대회는 브라질과 인접한 아마존 경계에 위치한 열대 우림과 늪지, 급류를 배경으로 했으며, 카멜트로피 사상 최초로 본격적인 남미 정글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코스였습니다. 총 주행 거리 약 1800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코스는 진입 도로부터 존재하지 않는 구간이 많았고, 지도상에는 표시되었지만 실제로는 사라진 길을 찾아야 하는 탐험이 반복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차량보다 먼저 도보로 길을 탐색한 후 나무를 잘라 도로를 개척하고, 진창 위에 임시 다리를 건설해 차량을 통과시키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주요 장비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200Tdi가 투입되었고, 각 차량은 루프랙, 윈치, 스노클, 고강도 서스펜션, 방수형 배전 장비 등을 장착했습니다. 열대우림 특유의 기후와 높은 습도는 차량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지속적인 체력 소모를 유발했고, 캠프 생활과 수리 작업은 매일 반복되었습니다. 가이아나 대회는 단순한 오프로드를 넘어서 '길을 만들며 전진한다'는 탐험의 원형을 되살린 대회였으며,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협동과 생존,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온몸으로 체득했습니다.
1993년 사바나 대회 – 열대 기후 속 다문화 탐험
1993년에는 카멜트로피가 아시아로 무대를 옮겨 말레이시아 사바 지역에서 열렸습니다. 이 대회는 열대 밀림과 강, 습지, 고산지대, 해안선을 모두 아우르는 복합 지형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동남아 특유의 다문화 사회와 참가국 간의 문화 교류가 활발했던 것이 특징입니다. 사바나 지역은 매년 300일 이상 비가 내리는 지역으로, 진흙과 습지 도하가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특히 비가 한 번 오고 나면 하루 이동 거리 20킬로미터조차 채우기 어려울 정도로 길이 진창으로 변해버리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강을 건너기 위해 차량 위에 통나무를 올리고 뗏목처럼 만들거나, 차량을 밧줄과 윈치로 인력 견인해야 했습니다. 장비뿐 아니라 사람 간의 소통과 문화 이해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현지 부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이 대회부터는 미션 중심의 운영이 본격 도입되어, 탐색, 구조, 통신, 내비게이션, 야간 운행, 문화 교류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었으며, 단순한 주행 기술 이상의 역량이 요구되었습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투입되었고, 일부 참가국은 프로토타입 차량을 시험 운영하며 실전 성능을 점검했습니다.
1994년 아르헨티나-파라과이 장거리 탐험 대회
1994년 대회는 아르헨티나 북부에서 시작해 파라과이를 횡단하는 코스로 구성되었으며, 약 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구간을 주행하는 장거리 탐험 대회였습니다. 지형은 팜파스 평원, 밀림, 습지, 강, 고산지대 등으로 다양했고, 하루에 여러 번 기후가 바뀌는 남미 특유의 환경이 참가자들의 체력을 시험했습니다. 이 해의 카멜트로피는 미션의 난이도가 더욱 높아졌고, 참가자들이 지역 주민과 협력하거나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일부 미션은 지역 학교를 방문해 안전 교육을 실시하거나, 원주민 마을을 통과하며 환경 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식 차량은 디스커버리 200Tdi와 디펜더 110이 혼합 투입되었으며, 각 차량은 침수 대응을 위한 방수 처리, 외부 연료탱크, 고출력 조명, 응급 수리 키트 등을 장착했습니다. 특히 다수의 강과 진흙 구간이 포함된 코스 특성상, 스노클과 윈치의 활용 빈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1994년 대회는 '탐험의 실전화'와 함께 '지속 가능한 탐험 철학'이 더해진 시기로 평가됩니다. 단순히 장애물을 돌파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과의 교감, 생태계 보호, 인문적 이해까지 통합적으로 강조한 점에서 의미 있는 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결론 – 92~94년, 탐험이 철학이 되던 시기
1992년부터 1994년까지의 카멜트로피는 오프로드 탐험 대회의 정체성이 뚜렷해진 시기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대회는 단순히 속도와 힘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이해, 현지 문화에 대한 존중,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라는 깊은 철학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매년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팀워크와 생존 능력을 통해 고난을 이겨냈고, 랜드로버는 디펜더와 디스커버리를 통해 각기 다른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1992년은 정글 개척, 1993년은 문화 교류, 1994년은 지속 가능성과 협력을 테마로 한 진화된 탐험이었으며, 이 3년은 카멜트로피의 '탐험 철학'이 완성되던 가장 중요한 시기로 남아 있습니다.